2019년 1월 23일 수요일

친노의 호남 폄하

친노의 호남 폄하
주소복사 조회 99 12.05.26 10:11 신고신고
우선 노무현과 친노가 호남에 특혜를 준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책적으로 차별했다고도 보기 힘듭니다. 단, 오랜 차별을 좁혀줄 만큼의 플러스알파는 없었고 참여정부가 공을 들인 지역은 부산이었습니다. 그 이유야 다들 아실 터이니 차치하구요. 역대 정부는 모두, 자신의 지지 기반 지역에 공을 들였습니다. 심하게 특혜를 주기도 했죠. 하여 호남인들도 그런 부분을 기대했겠죠. 헌데 노무현의 관심은 호남이 아니라 자신의 고향을 향했습니다. 일단 여기에서 서운함을 느낀 호남인들도 적잖게 존재할 겁니다. "표는 우리에게 받아놓고.." 뭐 이런 심정이요. 그렇다해도 "차별"을 받지는 않았으니 그냥 서운하다 정도의 감정이었지 싫어할 이유는 없었죠.

헌데 정작 중요한 것은 참여정부 내내, 그리고 참여정부 이후에도 행해진 호남 관련 레토릭입니다. 무수히 많은 호남 폄하, 호남 무시, 한나라당과의 상생등의 발언들이 쏟아져나왔죠. 주로 노무현과 유시민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을 찍어도 된다느니, 호남이 변해야 한다느니.. 영남 10표는 호남 1표니.. 뭐 무수히 많죠. 한나라당 놈들이 그랬다면 그러려니 넘길텐데 이건 같은 편이자, 올인을 해준 친노의 입에서 그런 말들이 나오니 어안이 벙벙해지기 시작한 거예요.

기실 호남의 성향은 그 출발점이 딱히 진보나 개혁적이라고 보는 건 무리예요. 허나 결과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게 되었다고 봐야죠. (실제로 사회과학 조사에서 호남이 가장 진보적으로 나옴) "차별에 대한 반감 + 동향출신 김대중 지지 + 5.18" 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출발한 것인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김대중이라는 상징적 인물에 올인이 되기 시작했죠. 김대중은 민주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지지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 감정이입을 하고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노무현 지지자들에게도 잘 드러나는 행태죠. 하여 김대중을 지지하는 호남은 자신들이 민주화와 개혁등을 주창하는 것으로 인식의 전환이 되었다는 것이죠. 그것은 곧 반독재, 반민정당, 반한나라당의 가치로도 쭉 이어져왔구요.

그러다가 노무현을 택했습니다. 자신들의 선택을 전략적이라고 인식한 호남인들도 있었을 테고 우리는 또 한번 반한나라당의 기치를 지켜냈다. 라고 인식한 분들도 많았겠죠. 복합적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헌데 이런 호남인들의 인식을 그것도 같은 편이자 열성적으로 올인해 준 노무현의 입에서 부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특검 시에 유인태 정무수석이 "한나라당에 주는 선물" 부터 시작해서, 호남 색을 빼는 공천과 분당(저는 동의했지만)등의 정치공학적 행태, PK에 공을 들이는 모습, 영남 1표는 호남 10표, 문재인의 부산정권 발언, 호남도 한나라당을 뽑아야 한다, 호남의 지역주의가 변해야 한다등등.. 무수히 많은 레토릭으로 호남인들에게 상처를 준 거예요. 박지원이 말한 자존심은 이 부분에 해당되는 겁니다.

노무현과 친노들이 반한나라당이라 믿었고 지역주의를 타파해줄 거라 기대했는데.. 한나라당을 찍으라고 하지를 않나, 대연정을 제안하지 않나, 호남의 투표를 폄훼하지를 않나.. 정말 가슴에 심한 생채기를 낸 셈입니다. 수도권 호남표가 돌아선 이유는 이게 결정적일 거예요. 호남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애향심이 더 강하거든요. 최근엔 경기도, 심지어 김해에서도 호남탓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니 질려버린 거예요. (일부 유시민 팬들이 정말 악질적이죠. 민주당에 대해 호남 수구 정당, 지역주의라며 가장 심하게 매도한 집단이 유시민 팬덤이기도 합니다)

기실 호남은 새누리당이 너무 싫지만 친노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그렇게 호남을 타박하더니 LH는 친노인 김두관이 가져가고 이번 총선에서 구민주계를 또 학살하고, 한나라당 출신 독수리 5형제는 살려주고, 호남 공천을 물갈이 해야한다느니.. 설레발 치고 이상한 후보나 공천해서 내려보내고, 낙동강 벨트는 공을 들이니 오죽하겠어요? 광주에 와선 5.18정신을 강조하고 타지역에 가서는 개발을 약속하는 그런 작태에 질리기 시작한 거죠.

비록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호남의 친노 충성심이 가장 높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금이 간 상태입니다. 울며겨자먹기로 찍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PK에서 몇석 더 얻으려고 호남을 호구로 보고 타박하고 폄훼하면 결국 그만큼 호남표가 이탈하는 셈입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도 놓치는 꼴이란 거죠. (이대로 가면 호남에서 문재인의 지지율은 정동영보다 낮게 나옵니다. 호남에서 70%도 힘들 가능성이 높아요. 노무현이 90%를 훌쩍 넘겼던 걸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죠. 그리고 이는 전국 각지, 특히 수도권 호남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겠죠..)

이번 총선에서도 여실히 증명됐습니다. 호남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예요. 지지를 해줬는데.. 열린우리당에도 올인을 해줬는데 왜 뒤통수를 때리면서 폄하하느냐.. 라는 거예요. '대연정, 호남에서 한나라당 찍어도 된다, 한나라당 되어도 안망한다, 내가 정권 창출 의무가 있느냐등' 의 레토릭들은 정말이지 호남인들에게 충격적인 소리였던 셈이죠. 믿었던 노무현의 입에서 그런 말들이 나왔다는 것이.. 그리고 노무현의 후예인 친노들이 여전히 그 레토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행동을 보이는 것에 실망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박지원의 5번은 그런 맥락에서 짚어낸 것이에요... 그리고 적잖은 호남 출신들이 친노를 미워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들이 적잖게 섞여있을 겁니다. 선거 전에는 위대한 호남, 민주화의 성지 광주라며 양껏 치켜세우다가 선거 끝나면 입을 씻습니다. 아니 폄하를 합니다. 친노의 입에서 "민주화의 성지가 변해야 할 지역주의" 라는 레토릭으로 폄하를 받았단 거죠. 자기들이 띄우고 자기들이 폄하를 합니다. 개그가 따로 없었죠. 입단속만 잘했어도, 조금만 신중했어도.. 좋았을 텐데.. 여러번 지적했던 거지만 친노는 정말로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멍청합니다. 친노외에는 그 어떤 계파도 부류도 호남 관련 레토릭에서 실수나 오버를 하지 않았어요. 친노는 아마추어입니다. 무능하고 욕심만 많죠. 그래서 분열의 씨앗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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