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옆을 지나다가 자동차가 흙탕물을 튀기면 피하는 것이 본능이고 길을 걷다가 개똥을 봐도 피해 걷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차떼기당에서 당대표 돈봉투 사건이 불거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 똥물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을까 몸을 사리는 것 역시, 일반 시민이고 정치인이고를 떠나 엮이고 싶지 않은, 당연한 일이다. 그 와중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도 그런 일을 경험했다고 오지랖을 펴고 나섰다. 봉하의 부엉이바위와 오백만불의 악몽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터이다.
도대체 유시민은 하필 이 시점에서 고승덕이를 거들고 나섰을까? 한국정치의 부패 청산을 위해? 특정정치인이나 정당을 무너뜨리려고? 이도저도 아니면 스스로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그런 하수로 그를 분석하기에는 그는 너무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유시민은 국민참여당을 부수고 진보통합으로 뛰어들었다. 국민참여당 폐당 과정에서 독선적이고 비 타협적인 행태때문에 수많은 창당당원들이 등을 돌렸고 탈당을 했다. 수많은 당원들이, 책에서 쓰고 입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이 너무나 다른 그에게 실망했고 그는 그 어떤 말들도 개의치 않고 진보에 올인했다. 그것만이 구국의 길이라고 몰빵했다. 백년을 가자며 창당했던 노무현의 이름도 버렸다.
그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국민참여당 때보다 더 낮다. 당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실패한듯 보인다. 정치판은 한나라와 통합민주의 양자대결로 굳어지고 있으며 통합진보당은 민노당 시절보다 오히려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 유시민은 속이 탄다. 김해에서 전력을 다했건만 김태호에게 철저하게 패배한 악몽이 그를 더욱 괴롭힌다. 메이저 언론들은 그를 잊은지 오래이다.
유시민의 오지랖은 이런 초조함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마치 그것은 깍두기의 설움과 같다. 정규멤버들이 잘 놀때는 틈이 없다가 어떤 균열이 일어날 때 자신의 역할이나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기 위해 가끔 끼어들어 한마디 한다. " 나도 봤어" 라고....
유시민씨! 누구나 진실을 알 권리도 있고 말할 권리 역시 있다. 그러나 또한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며 자신의 말이 미칠 파장 역시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이 나라는 숨막히는 독재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이며 그 희망의 불씨가 한참 피어오르는 중이다. 남의 잔치에 꼬추가루 뿌리고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도 유분수지, 당신이 나서서 돈봉투의 똥물을 야당권에까지 튀게할건 또 뭔가. 그래서 얻는 반사이익을 노리고 했다고 추측하기에는.. 당신이라는 사람....그건 아니지 않은가.
"말이야 바른 말만 하는데...아량이 없고 싸가지가 없지."
사람들이 당신을 일컫는 말이다. 허나 지금도 당신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옳고 똑똑한 사람...결기도 있어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그러나 권력이 주어진다면 철저하게 독재를 할 것 같은, 위험해 보이는 사람. 유시민은 사실 그렇게 정치를 해왔고 그럴 위험도 있음을 수시로 보여준 사람이다.
거기까지!!! 그만 하기를 바란다.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이 있는 줄...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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